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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이름 |
관리자
Date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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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에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이 국내 과학기술계의 인권 의식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한림원은 4월 5일 '과학과 인권'을 주제로 열린 '제124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 초안을 공개하고, 과학기술계가 인권을 위해 해야 할 역할 등을 함께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민동필 서울대학교 물리학부 명예교수, 이중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송세련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유욱준 과기한림원 부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학기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연구환경이나 제도, 문화 등을 살펴보고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위협받을 수 있는 보편인권에 대해서 과학기술계가 해야 할 역할을 찾아야 한다”라며 “이번 토론회가 과학기술계 인권 문제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jpg●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 초안 발표, “사회적 책임 이행위한 ‘인권실사’ 필요”

송세련 경희대학교 교수는 과기한림원 과학인권위원회에서 작성한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 초안을 발표했다. 인권선언문 초안에는 ▲인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 ▲과학기술자의 인권 보호 ▲한림원의 인권보호 역할 등이 담겨 있다.
제일 첫 번째 조항에 오른 인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권리 및 기본적 자유와 평등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등의 보편적 인권 보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인류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발전과 다가올 미래 사회의 보편적 인권존중 및 지속적 성장을 위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인권 영향 평가를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제안한다”라며 “국제적인 선도적 기준과 실행 양식을 참고하여 연구자 및 연구공조의 교류가 촉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학기술자 사회의 인권 존중 및 준수를 위해 과학기술자 인권의 감수성을 인식하고, 보편성과 특수성 양 측면에서 과학기술자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명시됐다. 여기에 더해 연구자의 독립성과 발표 및 표현의 자유, 과학기술자 사회 내부의 연구자 인권을 언급했다.
과학기술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선두에서 노력해야 할 한림원의 의무에 대해서도 ▲인권 침해 검증을 위한 단계 모니터링 수행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 및 조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 및 협력 활동 강화 등으로 분류해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번 원탁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10월 25일부터 열리는 ‘제13회 세계과학인권회의(IHRN Biennial Meeting 2018)’ 전에 최종 성명(statement)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한림원이 유치한 '세계과학인권회의'는 과학기술 분야 대표적인 인권기구인 '국제한림원·학회인권네트워크(International Human Rights Network of Academies and Scholarly Societies, IHRN)'가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정례회의다. IHRN에 소속된 80여 개국 학술기구 대표단이 참여하여 각국의 과학기술 인권 현황을 점검하고 공통 의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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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인권선언 의미, 보편적 성격 이해 중요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는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 초안 발표에 앞서, 인권 선언의 효시가 됐던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주제 발표를 통해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주제로 UN총회에서 ‘인권의 보편적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이 이루어지기까지의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고, 특징과 의의, 시대적 한계, 과학기술 관련 조항 등을 분석해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세계인권선언은 민주적 합의에 의해 인권 개념과 구체적 내용을 정립해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가 정식 인권목록에 포함된 것도 중요한 특징이고 미국독립선언이나 프랑스혁명 인권선언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인권선언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70년 전에 만들어진 선언이기 때문에 시대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국가와 거기에 소속된 국민이라는 체제 안에서 전 인류의 인권을 말하다 보면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한계"라며 "그렇게 보면 잘 사는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못 사는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각각이 속해있는 나라의 복지 한계에 맞춰 인권을 적용받아야 하는데 이는 반발을 살 수 있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인권선언의 현재 적용에 대해 "인권을 보편적 성격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최근 논의 중인 우리나라 헌법 개정안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고치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우리가 보호해야 할 인권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들에서 더 폭넓게 적용한다는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과학기술과 인권의 관계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조 교수는 “당시 과학적 진보라는 것이 인류에게 얼마나 혜택인 건지 세계인권선언 제27조를 보면 알 수 있다”라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권을 보장하는 데 핵심 가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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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인권도 진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민동필 서울대학교 교수는 ‘과학, 인권 그리고 IHRN의 활동’을 주제로 과학기술 분야 대표적인 인권기구인 ‘국제한림원·학회인권네트워크(International Human Rights Network of Academies and Scholarly Societies, IHRN)’를 소개했다. IHRN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민 교수는 발표를 통해 과학자들이 인권 수호에 나서야 하는 이유와 세계 한림원 간의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IHRN은 유엔이 선언한 인권선언문의 권리를 행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억압을 받고 있는 동료 과학자 및 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를 세계 과학계 및 아카데미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현재 약 80개 국의 학술기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매 2년마다 정기회의를 개최해 각국의 과학기술 인권 현황을 점검하고 공통 의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올해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민 교수는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인류가 이를 향유하면서 발전할 수 있으려면 인권의 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라며 “인간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인권은 유기적으로 협조를 하며 진화시켜 가야하고,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림원과 IHRN의 협력을 당부했다. 민 교수는 “IHRN 운영위원회는 수시로 심각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멤버들이 사안의 해결에 동참해 줄 것을 권하지만, 모든 아카데미에게 자율적으로 동조 여부를 묻는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국 한림원과의 긴밀한 연락 및 대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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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양면성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어 이중원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과학인권 : 개념과 실천’을 주제로 최근 국제사회에서 강조되고 있는 과학적 지식의 이용과 인권 문제에 관한 사례를 설명하고, 과학기술 사회에서 해야 하는 역할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으로 인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빅데이터 소유권과 정보의 독점 문제, AI로 인한 인간의 자율성 위축과 일자리 감소 등 심각한 인간 자존의 문제가 야기됨에 따라 더불어 윤리적·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이 같은 문제들이 인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의 공헌뿐만 아니라 잠재 위험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인권 신장 측면에서 볼 때 과학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삶의 질 향상, 인류의 평화 및 안전 증대, 국가나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증진시킨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인권 침해 측면에서 보면 프라이버시 침해, 불평등 심화, 환경파괴 등을 야기할 잠재적 위험이 증대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과 인권의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과학인권 실천지침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한 보편적 인권보호와 신장 ▲과학기술자 사회의 인권지원 활동 활성화 ▲과학기술자의 인권 조중 및 보호 등이다.
이 교수는 “과학인권의 의미와 실천지침을 담은 ‘과학인권선언’의 제정 및 반포가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과학기술자의 인권 존중 보호를 위한 지원활동이 요구되며, 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한림원 과학인권위원회 산하에 인권활동 지원위원회(가칭)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과학기술인들, 사회적 책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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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김유신 부산대 명예교수(한림원 과학인권위원회 위원장, 정책학부 정회원))를 좌장으로 김경욱 서울대 교수(농수산학부 정회원), 김진두 과학기자협회장, 이혜정 경희대 교수(의약학부 정회원), 임승순 한양대 교수(공학부 정회원), 최무영 서울대 교수(이학부 정회원), 홍성욱 서울대 교수(정책학부 정회원) 등이 참여해 과학기술계가 인권을 위해 해야 할 역할 등을 논의했다.
김경욱 서울대학교 교수는 과학기술자의 역할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인권이란 관점에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나, 부정적인 효과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 또한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인권신장을 요구하는 과학기술인이 간접적으로 또 다른 인권 침해자가 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하므로 인권신장을 위한 과학기술인의 역할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승순 한양대학교 교수 역시 “<과학/기술자>라 함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활동, 혹은 과학적 지식의 이용 또는 활용하여 새로운 기구 등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 특정한 권위나 조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전문적인 판단에 의해 진리를 탐구하는 등 전문가로서 사회의 요구에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인권(권리)을 주장하기에 앞서 과학기술자, 과학기술자 커뮤니티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욱 서울대학교 교수는 ‘책임 있는 사회적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개인의 사회적 책임보다 책임 있는 사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연구의 분업화와 국제화는 연구자 본인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과학기술 프로젝트의 성격도 변해서 국민의 세금에 의해 추진된 연구들이 비즈니스화되기도 하므로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사회적 거버넌스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정 경희대학교 교수는 과학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한림원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1세기 급격한 과학문명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림원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과학기술발전과 연계된 보편적 인권의 보호와 신장, 연구윤리 및 교육 등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 활동 전개와 관련 커뮤니티 운영,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미래 세대를 위한 전 지구적 환경보존 책임과 함께 국가 관리체계와 연계되는 거버넌스 체계구축 지원 및 국제적 협력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최무영 서울대학교 교수는 상대성원리에 빗대 인권의 보편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상대성원리에 따르면 운동은 상대적이므로 모든 관측자는 동등하고 물리법칙은 기준틀에 관계없이 성립해야 한다”며 “이를 인권의 특수성과 보편성에 비유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국가나 집단은 그들이 지닌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동등하다고 할 수 있으며 본원적인 인권 개념은 기준틀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은 과학 인권 중에서도 ‘과학기술자들의 반론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끔가다 과학기술자들의 일탈 행위들이 보도되는데 그럴 때마다 마녀사냥에 휩쓸린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과학기자협회와 협력해서 과학자 인권 중에서 ‘반론권의 보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 용어 정립 필요
지정토론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주제발표자와 지정토론자, 플로어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원탁토론회에 참석한 박원훈 박사는 ‘과학인권’의 표현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과학인권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생각한 건 ‘과학기술자들의 인권에 무슨 문제가 있나’하는 것이었다”며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이 아니라 인권신장을 위한 인권선언문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신동화 박사 역시 “과학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또 과학기술자들은 거의 90% 이상이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를 하므로 과학자의 책임과 의무가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동필 교수는 “인권 문제는 단칼에 두부 자르듯 할 수 없다”며 “맞다, 안 맞다가 없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많은 한림원들이 서로 같은 문제를 거론해가며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권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이번에 한림원에서 추진하는 인권선언문이 중요한데, 이전에 나왔던 자료들을 많이 참고해 수정 보완하고, 경계를 잘 구분하고, 책무를 부각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013년 과학인권위원회를 발족하고 2014년부터 국제과학인권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과학인권을 주제로 다양한 정책연구와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며, 10월 25일(목)부터는 3일 간 ‘제13회 국제과학인권회의(IHRN Biennial Meeting)’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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