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Nobel Prize Dialogue Seoul 2023 ①] 관객들의 소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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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Date |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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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답,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최고의 시간이었다”
학생, 교육자, 연구자, 기업인 등 1,300여명의 청중 참여
설문조사 및 후기공모를 통해 살펴본 참석 소감
이번 행사에는 1,306명의 청중이 참석해서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가득 채웠다.
“과학에 중점을 둔 교육을 받는 학생으로서, 연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피부로 와닿는 현실이었다. 세계 유수 기관의 전문가가, 노벨상 수상자가, 정부 정책입안자가 서로 생각을 나누는 진지한 태도에서, 나와 같은 학생들을 무대로 초청해 직접 의견을 묻는 겸손한 태도에서 우리 세대를 위하는 진심이 느껴졌기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옆자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과분하고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왕복 8시간의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참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다.” 
- 이상벽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
“일상 속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였고, 창의성은 어디서부터 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 대한 배움도 얻었다. 어쩌면 평생에 걸쳐 하게 될 신약 연구의 과정에서 사소한 결과를 간과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민해보는 과정을 거쳐 나의 꿈을 반드시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최윤정 덕성여자대학교 약학과
“행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매우 밝다’라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 우리나라의 미래 교육에 기성세대와 청소년이 만나 함께 논의한다는 자체가 매우 뜻깊은 일이라 여겨졌다. 다음날 참석한 학생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었는데, ‘노벨상수상자도 보통 우리와 같은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진로에 대한 생각에 조금 더 진전이 있었다.’는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 이근준 대전과학고등학교 교장
지난 9월 24일 개최된 Nobel Prize Dialogue Seoul 2023에는 1,306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청소년, 대학(원)생, 과학기술인은 물론이고 ‘미래 교육’이라는 주제에 맞게 교육계 종사자와 기업인, 학부모 등 다양한 청중들이 현장에서 강연과 토론을 경청하고 때때로 대화에 참여했다. 행사종료 후 진행된 설문조사와 후기 공모의 내용을 통해 청중들의 평가와 소감 등을 살펴봤다.
 참석자 설문조사  
청중 87.4% “NPD 다시 개최되면 참석하겠다”
설문조사에는 전체 참석자 중 16.4%(214명)가 응답했다. 응답자에는 학생(46.3%, 99명)과 연구자(27.6%, 59명)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87.4%는 ‘행사가 즐거웠다’고 답했다. 그 중 절반 가까이는(48.6%)는 만족도를 최고로 평가했다. ‘다시 개최된다면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87.4%였다.
중·고교 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다 보니 행사주제와 내용에 대한 기대가 달랐던 부분이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소였다. 만족도를 높게 평가한 사람들은 주관식 의견을 통해 ‘미래 교육의 방향성, 의미, 석학들의 다양한 의견과 통찰력 등을 심층적으로 듣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 특히 한 응답자는 “오랜 기간 ‘교육개혁’, ‘미래교육’과 관련된 세미나, 컨퍼런스, 포럼 등을 찾아다녔지만 이번처럼 만족스러운 행사는 없었다. 단연 최고였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모든 것은 근본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특이점 이후의 내용만을 대상으로 이야기한다. 이번 행사는 그 목적과 취지에 적확하게 부합하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만족도를 낮게 평가한 응답자들은 ‘노벨상수상자들의 연구적 견해, 연구내용과 삶 등을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조금 더 깊이있는 토론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강연과 패널토론 등 전체적인 콘텐츠에 대해서는 75.7%(162명)는 ‘이해하기 쉽고 유익했다’고 답했으나, 22%(47명)은 ‘너무 기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긍정적인 의견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자유롭게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토크쇼 분위기여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유익했다’, ‘개인적 고민에 상당수 응답받은 느낌이었다’ 등이 접수되었으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는 ‘일반인 세션과 전문가 세션을 분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몇몇 주제는 시간이 짧아서 학자들의 견해와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등이 있었다.
참여자들이 가장 좋아한 세션은 노벨상수상자 5인과 교육전문가 2인이 참여하여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내 생애 최고의 선생님’이었으며, 학생들이 토론자로 참여한 두 개의 세션과 Liz Cho 비엔티안국제학교 학습개발책임자와 Anna D’Addio UNESCO 수석정책분석관의 강연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사들 여럿이 토론하는 세션은 모두 흥미로웠다는 대답도 많았다.
행사시간의 길이는 ‘적당했다(69.6%, 149명)’, ‘너무 길었다(24.3%, 52명)’, ‘너무 짧았다(6.1%, 13명)’의 순으로 조사됐으며, 패널/강연/토크/음악이 균형있게 배분되었는지를 조사하는 문항에는 87.9%(188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프로그램의 구성에 대한 주관식 의견은 응답자들마다 평가가 달랐으나, 많은 수가 ‘참석자들의 질문시간이 조금 더 배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또 응답자의 86.9%(186명)가 ‘등록, 안내, 행사장, 점심식사 등 행사운영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편 Nobel Prize Dialogue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매년 12월 10일을 전후로 스웨덴 현지에서 개최되는 학술행사인 ‘Nobel Week Dialogue’의 해외 특별행사로서 노벨상 수상자, 세계적인 과학자, 정책가, 각 분야 리더들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개방적이고 다학제적인 행사다. 독일, 스페인, 일본,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한국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였다. 각국에서 모두 동일한 형식으로 진행되나 주제는 각 국가에 맞춰 조율되며, 노벨상수상자와 관련 분야 세계적 석학, 개최 국가의 전문가 등 연사를 균형있게 구성하여 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낸다. 지식 전달 위주의 과학강연 또는 학술 중심의 전문가 토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과학문화행사로서 전문가와 대중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욱준 원장은 이번 행사에서 귀빈석을 뒤로 옮기고, 중고교학생 및 대학(원)생들의 자리를 앞으로 배치했다. 유 원장은 "이번 행사는 과학외교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행사이나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과학적 사고의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으나 청중들이 직접 세계적인 석학들과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30분 단위로 짧게 나뉘어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펼쳐짐에 따라 청중들의 몰입도가 높았다
 참여후기 공모 
‘미래 교육’에 대한 철학 자유롭게 전달
이번 Nobel Prize Dialogue Seoul 2023에서는 참석자들의 보다 상세한 소감과 의견을 듣기 위해 후기 공모가 진행됐으며, 이중 대상 2인, 우수상 5인을 포함 총 24인을 선정하여 시상했다. 후기 공모에 참가자들은 각자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본인의 생각들을 기꺼이 공유해주었다. 대상 2인의 후기를 소개한다. 
[대상작1]
‘누구나’가 ‘모두’를 뜻하는 사회 속의 교육
- 박호진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아침, 잠에서 깬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머리맡에 놓인 선물상자를 열어보곤 합니다. 누군가는 멋진 장난감을, 또 누군가는 맛있는 쿠키를 선물로 받게 되죠. 어느정도 나이가 차면 그 선물이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아니라 부모님 차의 트렁크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그 아침의 설렘일 테니까요. 그러나 모든 아이가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고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집안 형편상 선물상자를 도저히 채워줄 수 없는 부모가 있을 수 있고, 어찌저찌 상자를 채우더라도 선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멋진 토론을 보여주신 Anna D’Addio 정책분석관님의 ‘교육은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선물이다.’라는 말처럼 교육도 크리스마스 아침의 선물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기대하고 바라지만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 누군가에게는 완벽하고 누군가에게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우리는 매우 발전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원한다면 어느 것이든 배울 수 있고, 쉽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는 그런 사회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노력한다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에 포함되지 않는 아이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누구나’라는 말 속에 함께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음을 알아채야 합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못 본 채 지나치고 있었을지 모르니까요. 발전된 기술, 빠른 인터넷, 높은 지적수준에 얽매이느라 평등이라는 가치를 등한시하고, 부모에게 교육을 선물받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서 눈을 돌린 채 평균의 함정에 속아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을지 모르니 말이죠. 
저는 동네이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며 다시 생각해보면 그리 잘 발달되지 않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오늘 모든 섹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다양한 기회’와는 거리가 있는 교육을 받았죠. 그러다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교육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높아진 교육의 수준, 다양한 기회들도 충분히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그보다는 그러한 교육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제가 받은 교육과 도시의 친구들이 받은 교육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교육의 불평등은 재산 수준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부유하고 능력 있는 부모라 할지라도 살아가는 환경, 사회의 분위기 등에 의해서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선물해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Anna D’Addio 정책분석관님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셨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건,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 구조의 문제 때문이건 모든 부모가 아이에게 같은 교육을 선물해줄 수 없다면, 모든 아이에게 같은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자식에게 질 좋은 교육을 선물해야 한다는 부담과 막중한 책임을 부모가 짊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발전한 사회가 짊어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정부가 모든 아이에게 같은 교육과 기회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지만 교육의 따스한 햇살을 누리지 못한 채 그늘 속에 가려져 살아가야 했던 수많은 아이에게 이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충분한 힘이 될 것입니다. 
칼 세이건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나라가 부강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자기 나라의 어린이 모두에게 충분한 음식을 줄 수 있다는 뜻이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정책이 못마땅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Pasi Sahlberg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학생분들 중 한 분은 현재의 교육이 평균의 학생들에게 맞추어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각자의 재능을 만개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교육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정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아직 이런 교육을 꿈꾸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학교만 본다면 평균의 교육이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국가 전체, 더 나아가 세계 전체를 본다면 우리의 교육은 평균의 교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상위층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으로 느껴지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우선적으로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더 발전된 세상을 꿈꾸는 것은 그 다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를 돌며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클로스는 물리적 한계에 의해 존재할 수 없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에게 평등한 교육을 선물하는 산타클로스는 물리적 한계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울 것입니다. 평등한 교육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세계의 변방에서 사라져가는 제 2의 뉴턴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과학이 발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과학을 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멀지 않는 훗날, 모든 아이의 머리맡에 같은 모양과 크기의 아름다운 교육이 놓여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대상작2]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생각하는 미래교육
- 이종혁
지방에 거주하는 직장인에게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큰 결심을 필요로 한다. 늘 ‘순삭’되곤 하는 주말에 열린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에 대해서는 그런 고민이 없었다. 온라인 생중계라는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이 행사만큼은 꼭 현장에서 두 눈으로 목격하고 피부로 경험하고 싶었다. 이공계 고등교육기관 재직자로서, 미래사회를 살아갈 시민으로서, 또 평생학습자의 한 사람으로서 구미가 당기는 요소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우선 ‘Future Learning: Exploring Science and Technology’라는 주제부터 흥미로웠고, 평소 관심 있던 국내외 석학들이 연사와 패널로 나서는데다, 이들이 노벨상 수상자 다섯 명과 함께 어떤 생각과 말을 빚어낼지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마침내, 일요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서울행 기차를 탄 것은 후회 없는 선택으로 판명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좋았던 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 미래교육을 위한 중요한 ‘질문’들을 청중들에게 제시하였다. 문명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중요한 발견과 의사결정은 좋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에서는 전문가들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의제들을 제시하여 청중들에게 생각의 장을 열어주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 ‘교육에 있어 기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육에서 평등은 어떠한 방식으로 성취될 수 있는가?’, ‘교육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과학적 창의성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STEM 분야에서 다양성을 장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류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와 같이 매우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잊고 지내기 쉬운 질문을 상기시켜주었다.
둘째,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국내외 석학들의 다양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예를 들어 교육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석학들이 내놓은 답은 ‘더 멀리 나아가는 것’, ‘나 스스로를 아는 것’, ‘비판적 씨앗을 심는 것’, ‘회복력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과 같이 하나의 정답으로 결코 수렴되지 않았다. 이처럼 석학들의 다양한 대답을 펼쳐놓음으로써 청중들은 자신만의 대답과 견주어가며 생각의 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요한 문제일수록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석학들이 자신들의 학문적 권위를 내세워 단정적인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다른 패널의 견해를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중하게 밝히며 토론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대가들의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다.
셋째, 한국인 학자와 학생들에게 해외 석학들과 함께하는 글로벌 ‘무대’를 제공하였다. 이번 행사는 10개 이상의 세부 세션으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상당수 세션에서 한국인이 연사 또는 패널로 참여하였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와 같은 글로벌 행사에서 한국인의 존재감과 자신감을 전 세계에 피력하는 귀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강연과 패널토론을 지켜보면서 ‘한국도 어느새 이 정도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개최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한국인 참가자들이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패널석에 둘러앉아 저렇게 자신감 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자부심이 들었다. 한국인 석학들에게도 그렇겠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글로벌 무대 경험이 주어졌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과학자로 성장해나갈 학생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동기부여의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은 질문의 힘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이날의 질문과 대답은 무대 위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무대 앞의 객석에서도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개진했고 무대 위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옆자리 일행들과 속삭이며 자신의 생각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러한 질문과 대답들이 하루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훨씬 중요한 토론은 객석을 가득 메우고 저마다의 질문과 대답을 품은 채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떠난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을 통해 계속 이어져나갈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해 제시된 의미 있는 질문들이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은 우리가 함께 더 나은 미래교육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심어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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