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신년사]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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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Date |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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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신년사
“신뢰와 연대로 여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과학기술이 나아갈 길을 찾겠습니다”
존경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 여러분,
그리고 과학기술계 동료와 국민 여러분,
2026년 새해를 맞아 감사와 인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족의 행복한 삶, 사회의 안정, 국가의 번영을 위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모든 분께 존경을 표하며, 새해에도 건강과 열정, 보람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저는 한림원이 여러 변화와 도전을 마주한 시기에 원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한림원이 다시 본연의 역할을 되찾고 사회로부터 신뢰 받는 지적 공동체로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회원 여러분과 과학기술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점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관계 부처와 기관, 과학기술계 현장, 그리고 회원 여러분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듣고, 그 과정에서 올바른 절차와 숙의의 과정을 중시하다 보니 변화의 속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끼신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림원이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공신력 있는 석학기관으로서 품격과 신뢰를 지켜나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도 너른 이해와 변함없는 지지, 그리고 따뜻한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지난 한 해, 한림원은 정책연구와 자문, 국제협력, 인재양성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동시에 인구 감소, 기술 패권 경쟁, 인공지능 대전환 등 국가와 사회가 직면한 중대한 현안을 키워드로 삼아, 과학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 패권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나아갈 올바른 토대를 마련하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논의되는 중요한 시점을 맞아, 한림원은 과학기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집약한 「미래 대한민국과 과학기술을 위한 제언」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제언은 단순한 정책 건의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떻게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어떠한 인재를 키우며, 어느 방향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한림원의 책임 있는 문제의식의 표현이었습니다.
한림원은 이를 출발점으로 ‘인재·생태계·변혁’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인재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담대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함을 정부 당국에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습니다. 아울러 AI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AI 프런티어 시리즈’ 토론회를 기획·개최하며, 우리 과학기술계가 직면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기술 발전의 방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는 노력은 한림원이 과학기술의 힘으로 국가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실천적 싱크탱크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한 소중한 발걸음이었습니다.
2026년, 한림원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몇 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더욱 집중하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올해의 핵심 과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한국 과학기술, 길을 묻다’라는 큰 주제 아래 국가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의 근본을 성찰하는 논의의 장을 열겠습니다.
지금까지처럼 기술 패권 시대 한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 초고령화 사회 대응 등 국가사회에서 요구하는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주제를 다룰 것입니다. 나아가 대학의 창조적 연구 환경 조성, 민간 연구재단 활성화 방안, 파괴적·창의적 연구의 결핍 해결, 창업 생태계와 기술혁신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학기술계의 핵심 과제도 파고들 것입니다. 한림원은 특정 해법을 단정적으로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적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둘째,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더욱 분명히 내겠습니다.
한림원은 세대와 학문 분야를 넘어서는 지적 연대, 즉 ‘넥서스(Nexus)’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한림원은 전문가들의 지식과 비전이 교차하는 ‘지적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석학들이 전공의 경계를 허물고, 각자의 경륜과 통찰을 하나로 모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난제의 해법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합니다.
셋째, 과학기술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한림원이 앞장서겠습니다.
노벨상이 세계적 권위를 갖는 이유는 수상자 개인의 명성이나 상금 때문이 아니라, 그 업적이 인류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었다는 보편적 공감대에서 비롯됩니다. 한국 과학기술인의 노벨상 수상을 염원하는 까닭도 우리 직업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과학기술계가 지식의 생산자로서 세계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이는 단기적 목표나 성과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학문 축적의 가치를 사회와 공유하자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미래 인재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길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림원은 올해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개최를 포함해 국제적 과학 담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신진 과학자들에게는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청소년과 미래 세대에게는 질문하는 즐거움과 과학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영감의 현장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사업의 성과 못지않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내부 운영 체계를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예산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마련하며, 대내외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정부와 과학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서 한림원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신뢰를 쌓는 일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과 꾸준한 실천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한림원은 어느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라, 여러분 모두의 지적 자산과 책임 위에 서 있는 공동체입니다.
2026년, 한림원이 다시 과학기술의 길을 묻고, 그 답을 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신뢰받는 석학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한림원의 혁신과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귀한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처럼, 한림원을 구성하는 모든 분이 참여해주실 때 비로소 변화와 도약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림원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과 과학기술계 모든 분들께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며, 모든 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족적을 남길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새해 아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정 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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